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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만능주문을!


*주의사항. 글쓴이의 편의를 위해, 평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이 점 유의하여주시기 바랍니다.



1. - 내가 생각하는 라이트 노벨.

이 책의 감상평을 위의 제목과 같은 내용으로 할까 한다.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감상평이라고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글만큼은 내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싶다.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는 여전히 그 정의가 제대로 내려지지 않은 분야이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정확한 정의는, 라이트노벨 출판사라고 자칭하는 곳에서 출판된 책이 라이트노벨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여기서 내가 라이트노벨의 정의에 대하여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실 아무런 생산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며, 그런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가 지금과 같은 상업성의 한계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물론 상업성이 나쁘다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 미학은 이미 상업예술이라 불릴 정도로 상업성에 동조하였다. 이러한 예술적 풍조가 만연한 가운데에서, 문학이 상업성을 배제하고 홀로 예술성만을 강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하여, 상업성 역시 충분한 예술성이 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이트노벨의 내용적 측면이 너무 상업성으로 범벅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대표적으로 상업성이 뚜렷한 라이트노벨로는 일본의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라거나, 시드노벨에서 출간한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 등이 있을 것이다. 이 책들은 사실 주제가 부각되기 보다는 스토리와 캐릭터성이 더 부각된다. 각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외향 등의 묘사와 일러스트가 상업성의 주체를 맡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재미라는 요소를 가져오기에는 적합하며, 출판사의 입장에서 독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상업성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다. 나 역시 이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고 있으며, 이런 형태의 소설이 존재하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은 조금 달라지길 바란다. 내가 바라는, 앞으로의 라이트노벨이라고 하는 것은,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가벼운 스토리 전개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 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소설들이 다양한 기법과 스토리 등으로 주제를 전달하려 해왔지만, 이것이 다수의 대중들에게 팔려나가지 못한 이유는, 독자들이 그 안에 감추어진 주제를 파악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반면 라이트노벨은,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를 기존의 순수문학에 비하여 더 간단한 트릭으로 숨기고 다가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주제를 던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히려 그 주제를 보고 유치하다고 느끼게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그대에게 만능주문을!(이하 만능주문)을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책은 다른 무엇보다도 주제가 확실하게 전달되고 있다.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 전개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독자에게 '감동'이라는 모습으로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이것이 라이트노벨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그렇지만 강렬한 단색적 감동이 주제를 보다 확고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만능주문은, 시드노벨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하나 제시해준 것은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일반 라이트노벨 중에는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글들이 자주 있었다.) 이와 비슷한 느낌의 시드노벨 출간작으로는 해한가를 들 수 있다. 이 해한가는 이러한 분위기의 소설에 대한 시드노벨의 실험작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지금도 내가 판단했을 때, 시드노벨은 이러한 형태의 소설에 대한 확고한 확신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어중간하게 상업성을 추구해서, 개그코드 범벅, 혹은 색시코드가 잔뜩 들어가 있는 소설들에 비하면, 이번 만능주문과 같은 소설들이 더 상업적 가치가 크다. 나는 앞으로도 시드노벨에서 이러한, 스토리를 강조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발굴해주길 바란다.



2. - 단권의 한계.

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니, 이번에는 몇 가지 지적을 해볼까 한다.

만능주문은 단권이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단권의 분량에 충실하였으나, 그 외의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부적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캐릭터이다.

만능주문에서는 상당히 많은 수의 주연 캐릭터가 등장한다. 바리, 현호, 아더, 치 영감, 김정의, 김정희, 멀린, 아큐, 잔다르크, 정검사.... 이러한 캐릭터들은 모두 스토리에서 각각 한 자리씩 차지하며 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문제는 단권의 한계상, 스토리가 그렇게까지 길지는 않다. 즉 저 많은 캐릭터들 중, 반정도는 큰 비중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공기화' 현상은 멀린과 잔다르크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들은 단순히 이름이 나왔고, 조금 특색있는 말투로 이야기를 할 뿐이다. 짧은 등장, 그것도 전투씬 중심이라 캐릭터의 성격이나 사고방식을 파악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그런 가운데 중간에 한 번, 호텔에서의 대화씬에서는 국가 정세를 풍자하려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너무 복잡하다. 단권은, 그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들은 확실히 잘라버리는 결단성이 요구된다. 적절한 풍자는 웃음을 유발하지만 (초반의 국회이야기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국가 정세에 따라 이 외세들이 들어왔다는 설정은 크게 재미도, 스토리에서의 중요성도 크게 가지지 못한다. 오히려 단권의 특성을 살려 과감하게 잘라냈어도 무관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만큼의 분량으로 캐릭터들을 더 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시도는 오히려 장편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류은가람님의 데뷔작이었기에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글을 쓰신다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감각은 길러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쯤에서 감평을 줄일까 한다.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사실 졸린다는 것이고, 술이 마시고 싶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런건 재쳐두고.

류은가람님의 차기작을 기대해본다. 다음 작품은 부디 장편이길. 그리고 그 장편으로 나에게 이번과 같은 감동을 전해주길 부탁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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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상